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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산 살리기’ 다시 뭉쳤다  

29일 오전 경기 용인시 수지읍 죽전 1동 죽전택지지구 내 LG트윈빌과 현대빌라트 단지 앞 개발 현장.

뙤약볕이 내리쬐고 있었지만 100여명의 주민들이 무더위 속에 양산을 받쳐든 채 흐르는 땀을 손수건으로 훔쳐내면서 ‘환경파괴의 현장’을 고발하는 집회를 열고 있었다. 이 빌라단지 정문 앞과 구 43번 국도 사이의 폭 400여m 구간은 산이 파헤쳐져 시뻘건 황토흙의 모습이어서 주민들의 집회 이유는 한눈에 드러났다.

산중턱에선 대형 굴착기가 굉음을 내며 흙을 파헤쳐 뿌연 흙먼지가 날렸고 이미 벌목이 끝난 자리엔 밑둥만 남기고 잘려나간 아름드리 나무가 이리저리 뒹굴었다.

급경사 지형을 계단식으로 조성한 뒤 옹벽을 쌓은 토목공사 현장은 큰비라도 내리면 금방이라도 토사가 흘러내릴 것처럼 위태로워 보였다.

“불과 4개월 전만 해도 나무가 빼곡히 들어찬 주민들의 쉼터였습니다. 이건 난개발이 아니라 난도질이나 다름없습니다.”

죽전 대지산(大地山·해발 380m) 동쪽 자락을 살리기 위해 죽전 주민들이 1년여만에 다시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이곳은 지난해 5월 국내 첫 내셔널트러스트 운동의 성과로 보전녹지로 지정된 8만5000평에서 제외된 곳으로 LG트윈빌과 현대빌라트, 현대 죽전 1차아파트가 들어서 있다.

주민들의 산책로이자 안식처나 다름없었던 마을 앞산이 파헤쳐진 것은 토지공사가 도시형 아파트공장과 15, 16층 높이의 고층 임대아파트 부지를 마련하기 위해 토목공사를 시작하면서부터. 공사 부지는 모두 7만6000㎡(2만3000평)에 이른다.

숲속 한가운데 1000여평의 너른 잔디밭과 아름드리 노송이 어우러져 주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던 지방문화재 경주 김씨 남곡 김의(南谷 金k·1572∼1649) 선생의 묘역도 개발의 광풍을 피해가지 못했다.

주민들은 “늦었지만 더 이상 가만히 있으면 안 된다”는 의견을 끼리끼리 나누던 중 이달 초에 ‘죽전 대지산 파괴를 막는 시민의 모임’(대표 한준석·韓準石·72)을 결성했다.

주민 400여명이 대지산 개발 반대 및 복원을 요구하는 연대서명을 마쳤고 조만간 청원서를 경기도와 건설교통부 등에 제출할 예정이다. 경기도의회 우태주(禹泰周·54·용인시 수지읍) 의원도 나서서 파괴된 대지산 복원문제를 경기도의회에 정식 안건으로 상정할 방침이다.

모임 대표 한준석씨는 “이제 우리도 개발보다는 환경을 먼저 생각하는 성숙한 사회로 접어들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한씨는 “서울에서 2300억원을 들여 남산 외인아파트를 철거한데 이어 청계천을 복원시킨다고 하는 마당에 우리도 대지산을 복원시켜 전국의 난개발을 종식시키는 첫 계기를 만들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주민들의 이 같은 반대운동에 대해 토지공사 용인사업단 이승우 개발부장은 “문제의 지역은 99년 개발계획 초기부터 도시형공장과 임대주택 부지로 계획됐기 때문에 이제 와서 되돌리기는 힘들고 주택가 주변으로는 완충녹지를 설치할 계획”이라며 “지난해 개발계획변경 때 빌라단지 바로 앞의 아파트 건립부지를 단독주택부지로 일부 변경하고 녹지도 확충했다”고 밝혔다.

◆대지산=성남시 분당구 구미동과 용인시 수지읍 죽전동 일대에 걸쳐 있는 산으로 죽전 주민들과 환경정의시민연대가 ‘그린벨트 지정 청원’, ‘땅 한 평 사기 운동’, ‘나무 위 시위’를 벌이는 등 1년여에 걸친 투쟁 끝에 지난해 5월 일부인 8만5000여평이 보전녹지로 지정되기도 했다. 보전녹지로 지정된 곳에서는 현재 국내 최초로 주민과 환경단체, 토지공사 3자가 협의해 시민의견을 반영한 생태공원을 2004년말 완공을 목표로 조성중이다.

/심마니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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